블로그 이미지
숏퐁숑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70)
게임기획자 준비 (18)
게임기획 참고자료 (7)
귀신,요괴,몬스터 (2)
천사 (1)
악마 (1)
북유럽 신화 (0)
유대교 (1)
수메스 신화 (2)
프로그램 (33)
숨쉬기 활동 (10)
Total
Today
Yesterday

달력

« » 2024.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공지사항

태그목록

최근에 올라온 글

'게임기획 참고자료/귀신,요괴,몬스터'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6.11.30 한국의 귀신종류2
  2. 2016.11.30 한국의 귀신종류1

여우요괴들 ― 구미호(九尾狐)·불여우·백여우

  대개 화생형인 여우요괴들은 이 백년이라는 영적인 나이부터 본격적인 조화를 부리기 시작한다. 백여우는 흰여우라는 뜻으로 불리지만 환상세계에서는 '백년을 묶은' 여우라는 뜻도 있다. '미녀'의 수준으로 둔갑할 수 있는 것도 이 전후부터이다. 미녀로 변신한 백여우는 인간의 남성과 육체적인 관계도, 심지어 결혼까지 할 수 있으나 완전한 인간은 아니다. 대개는 인간 남자의 간을 쏙 빼먹고 차버리는 경우가 많으나 아주 드물게는 사랑에도 빠져서 낭군을 위해 자기 '꼬리'까지 아낌없이 내어주는 열녀형도 있다. 여우요괴의 꼬리는 매우 강력한 주술적인 힘이 있다.

  불여우는 능력이 보통의 여우요괴보다는 뛰어나지만 구미호에는 못 미치는 여우요괴 중 중간서열의 부류다. 영적인 나이는 5백년 내외다. 특기는 절세가인의 미녀로 둔갑하는 것으로 인간, 특히 남성을 홀리는 요괴처럼 알려져 있고 매우 정열적이며 때로는 세속적이기까지 하다. 원래 여우요괴는 백여우(白狐)가 대부분인데 불여우의 부류는 인간에게 많은 배신을 당한 끝에 불처럼 빨간 털을 지니게 됐다고 한다. 인간이 되고자 하는 욕망보다는 인간을 해치고 지배하고자 하는 욕망도 강하다. 인간으로 둔갑했을 때 성적인 매력은 구미호보다 더욱 뛰어날 수도 있는데 이런 미모로 젊은 남자들을 홀려 어김없이 간을 뽑아 먹는다.

  구미호는 꼬리 아홉 달리고 천년 묶은 여우요괴이다. 지상의 화생형이 아니라 원래부터 천계(天界)의 요괴라는 설도 있다. 여우가 구미호가 되기 위해서는 천년을 살아야 된다는 얘기는 그만큼 도력을 많이 축적해야 다다를 수 있는 경지를 빗대서 붙은 말이다. 신통력을 지닌 여우의 꼬리는 온갖 조화를 부리는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데 이러한 꼬리가 아홉이므로 그 능력이 서열 높은 신령의 것과 맞먹는다고 하겠고 구미호라면 천상계로 오르는 것이 가능하여 엄연히 신령의 반열에 오른다. 우리의 구미호는 인간세계에 머물러 인간이 되기를 소망한다. 여우가 얼마나 오래 도를 닦았는지에 따라 둔갑술을 부려 인간으로 변할 수도 있고 온갖 조화를 부릴 수도 있다. 용이 여의주를 가지고 있듯이 구미호는 입에 여우구슬을 지니고 있다. 이 구슬 안에 인간의 정기를 가득 채워야 그것으로 완전한 인간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이 여우구슬은 구미호가 인간의 간을 빼먹는 다른 여우요괴와의 그 수준이 다름을 보여준다 하겠다.

 

  

녹두군사 [ Mung Beans Soldier ]

  둔갑형 요괴. 녹두군사는 술법을 부리는 자가 녹두에게 술수를 건 뒤, 무덤이나 밭에 뿌리면 생긴다. 공격대상으로 정해진 자나 무리가 나타나면 인간과 유사한 형상의 군사의 모습으로 자라나서 즉각 전투를 벌이게 되어 있다. 술법으로 정해진 특정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싸우는 특성이 있으며 더러는 원귀가 된 자의 분신들일 수도 있다. 녹두군사는 자생적으로 갑주로 무장하고 각종 무기를 갖추며 타고난 전술과 무술 실력을 갖추고 있다. 이들은 군대와 다름없어서 그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상대하기가 어렵다고 하겠다. 그 특성이 인간과 유사하고 스스로는 술법을 부리지 못하고 물리력만 행사할 뿐이라 각종 술법이 통한다. '아기장수 설화'에서는 이성계가 보낸 군대와 싸워 전멸했다고 전해진다.

 

닷발괴물 [ Datt Bal ]

  돌연변이 탄생형 요수. 흔히 주둥이가 닷발 꽁지가 닷발로 알려진 괴물. 악어 혹은 오리너구리와 흡사한 얼굴. 저승의 요수라는 설도 있다. 크기는 커다란 돼지만 하고 지능이 높은 편은 아니나 인간처럼 두 다리로 서고 말도 한다. 사는 곳이 물 속이며 인간처럼 집을 짓고 살고 있다고도 전해진다. 단지 생긴 게 별스럽고 하는 짓이 난폭하여 평범한 괴물의 전형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간혹 민가로 올라와 사람을 해친다. 술법이나 상서로운 조화를 부리는 영적인 능력이 없다고 추정되어 요괴들의 서열 중에서는 낮은 편으로 본다. 옛 이야기 속에는 이 닷발괴물 때문에 엄마를 잃고 그 복수를 떠나는 소년의 이야기가 나온다. 괴물의 집으로 잠입한 소년은 지혜로서 놈을 커다란 솥에다 유인해 닫고서는 그대로 불을 지펴 죽였다고 한다.

 

구렁덩덩 서선비 [ Gurung Dung Dung Mr. Su ] ― 뱀선비

  화생형 요괴로서 인간으로 둔갑하여 살아간다. 옛날, 노부부의 간절한 바램으로 늦동이가 태어났는데 끔찍하게도 구렁이 새끼였다. 착하고 자비로운 부부는 이를 친자식으로 여기고 인간과 다름없이 키우는데, 이 뱀은 자라서 이웃집의 셋째 딸과 결혼하기를 원한다. 이웃집 셋째 딸은 취향이 별나서인지 이 뱀의 청혼을 받아들인다. 서선비는 뱀의 허물을 벗고 인간으로 둔갑한다. 그는 원래 인간의 도를 알고 머리가 총명하였고 둔갑 후에 준수한 선비로 살아서 과거까지 본다. 그러나 부인은 언니들의 꾀임으로 그만 뱀의 허물을 불태우는 실수를 범하여 서선비는 저승으로 간다. 부인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남편을 찾기 위해 저승까지 가서 설득해 데려온다. 이 설화처럼, 이승에서는 요괴의 모습이나 선량하고 언행이 학문과 덕을 잘 닦은 선비와 다름이 없으며 실체는 저승세계의 한 신령으로 짐작된다.

 

김녕 굴구렁이 [ 金寧蛇·Kim Nyung Cave Snake ]

  제주의 천연굴에 살던 초대형 구렁이. 이무기와 유사하며 길이는 수십 미터, 몸통 둘레는 거대한 아름드리 만하고 입은 소를 한입에 삼킬 정도로 크다. 동굴에 살면서 이따금 민가로 내려와 논과 밭작물을 망쳐놓거나 바다로 들어가 어선을 전복시키고 바다물길을 어지럽혀 풍랑을 일으키는 짓을 한다. 사람들은 이 요괴의 해코지를 막기 위해 제를 올리고 앳된 처녀를 바쳤다. 제주의 판관으로 부임한 '서린'이라는 용감한 자가 마을 사람들이 제사로 이 구렁이 요괴를 유인할 때 칼로 찔러 해치웠다고 전해진다.

 

꽝철이 [ Kkwang Chul Yee ] ― 깡철이

  하늘을 날며 가뭄을 일으키는 성질 화끈한(?) 이무기 요괴로서 경상도에서 출몰. 여의주가 없어도 하늘을 날 수 있으며 화신(火神)적 요괴이다. 꽝철이가 활동하면 불처럼 뜨거운 가스가 몸 전체에서 발산되어 하늘의 구름이 증발되고 땅이 메마르게 된다. 이러한 특징은 수신(水神)으로 항상 비와 구름 안개 등을 몰고 다니는 용의 특성과 반대되며 용이 되지 못했어도 물을 힘의 근원으로 삼는 여느 이무기와 다른 점이다. 이무기가 용이 되지 못한 원망으로 뜨겁고 매우 건조한 기운을 몰고 다니는 요괴가 된 것으로도 볼 수 있거나, 특별난 뱀과의 동물이 용이 되려 수련하다가 요괴가 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꽝철이는 못된 용으로도 통하여 서구 판타지에 등장하는 악마적 성향의 붉은 드래곤과 가장 유사하다고 할 것이다.

 

달두꺼비 [ Moon Toad ]

  옥토끼와 함께 달에 사는 영수(靈獸). 민간이 아닌 신선사상에서 비롯된 영물로 짐작되며, 원래는 중국에서 전래되어 고구려의 벽화 등에 달에 사는 두꺼비로서 묘사된 것이다. 달두꺼비는 삼족오처럼 중국 및 일본 신화에서도 두루 등장한다. 달두꺼비는 인간나라와 달나라를 단 한 번의 점프로 오갈 수 있다. 옥토끼가 선단을 짓느라 하루종일 바쁘지만 이 달두꺼비는 하릴없으며 또 옥토끼와 달리 짝이 없이 늘 외롭다. 보름달 뜨는 밤이면 인간세계에 내려와 보통의 두꺼비와 개구리 등과 어울려 놀다가 새벽이 되면 다시 달나라로 올라간다.

 

동자삼 [ Ginseng Boy ]

  식물괴수로서 벌거벗은 아이의 형상. 옛날에는 불씨가 귀해 몇 대에 걸쳐서도 불씨를 꺼뜨리지 않았는데 이런 집안에는 동자삼이 들어와 오줌으로 불씨를 꺼뜨린다고 한다. 동자삼은 산삼이 오래 묶어 인간의 아이처럼 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너무나 감쪽같이 인간아이 행세를 하여 민가에서 거두어져 아이로 키워지기도 하고 더러는 여인의 뱃속에 잉태하여 세상에 나오기도 한다. 노모가 불치의 병에 걸려 죽을 때 동자삼인 자신의 아이를 삶아서 먹인다는 다소 끔찍한 효성의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때로는 스스로 알아서 삶은 물이 팔팔 끓는 가마솥에 뛰어들어 인간의 약이 되는 고귀한 희생정신을 보여주기도 하니 근본이 악하지 않는 식물괴수이나 지능이 높지 않고 오래된 사물에 생겨나는 정령귀처럼 자폐적이며 단순한 행동방식을 보인다.

 

뱀승려 [ Snake Monk ]

  젊은 여자를 둔 중이 죽으면 욕정에 미련이 남아 그 혼백이 뱀이 된다. 뱀승려는 항아리 같은 곳에 숨어 있다가 밤이 되면 여자의 잠자리로 들어가 희롱하는데 그 하는 짓이  음탕하기 짝이 없다고 한다. 여자를 잠자리의 행위로 희롱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해코지는 없으며 사람의 도리를 알고 있어 인격이나 도력이 높은 자가 와서 꾸짖으면 창피함을 알고 숨어버린다. 이 뱀승려는 원래 저승으로 가야 할 것이 가지 못한 것이므로 관속으로 유인해서 뚜껑을 닫은 후에 장례를 잘 치러 그 넋을 위로해주고 관을 물 속에 수장시키면 사라진다고 한다.

 

백호 [ 白虎·White Tiger ]

  한국적 판타지 세계의 백호는 잉어나 이무기가 용으로, 여우가 구미호가 되듯이 호랑이가 오랜 세월 동안 영적인 나이를 먹으면 백호가 되는 화생설의 관점으로 봄이 타당하다. 즉 원래 흰 색으로 태어난 것도 포함하지만 영적으로 백년 이상 나이를 먹어서 수련을 통해서 된 것이 바로 백호라고 할 수 있다. 백호는 산신령을 호위하기도 하고 백호가 산신령으로 신성시되기도 한다. 전자의 경우에는 평범한 호랑이나 표범이나 흑호 따위도 될 수 있다. 백호는 풍우의 조화는 부리지 않으나 인간으로도 둔갑할 수 있으며 모든 백수의 제왕으로서 용맹함과 가공할 물리적 힘을 지니며 귀신을 퇴치하는 위엄을 지닌다.

 

봉황 [ 鳳凰·Bong Hwang ] ― 주작(朱雀)

  성왕과 함께 태어난다는 새들의 영장. 닭과 닮은 용, 즉 계룡(鷄龍)이라 하는 것이 봉황이라 오인되기도 한다. 봉황의 생김은 시대와 지역마다 다르나 부리는 닭, 머리는 뱀, 턱은 제비, 등은 거북, 꼬리는 물고기와 닮았다고 한다. 봉황은 짝을 이루어 살며 수컷을 봉, 암컷을 황이다. 봉황은 원래 고대 중국에 등장하던 것이며 왕이나 영웅을 상징하는 영물이다. 조화를 부리거나 특별한 능력을 보인 적은 없으나 상서로운 기운을 타고난 것이다.

  보통의 봉황과 달리 붉은 봉황을 주작(朱雀)이라 한다. 보통의 봉황이 조화를 부리지는 못하고 단지 상서로운 짐승에 불과하다면, 주작은 사신(四神) 중 하나로서 신령의 위치에 있다. 주작은 남쪽의 방위를 지키고 강한 양기(陽氣)를 타고나 '불새' ― 서양의 불사조와는 다르다 ― 라고 불린다. 나쁜 머리를 가리켜 흔히 새머리라 하지만 주작은 대단히 똑똑할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을 주관하는 신령이다.

 

불가사리 [ Bulgasari ]

  (바다에 사는 불가사리가 아니다). 곰의 몸, 코끼리의 코, 물소의 눈, 소의 꼬리, 범의 다리를 가지고 주식은 무쇠이며 구리나 대나무도 먹는다. 세상에 처음 날 때는 엄지손가락만 하다. 바늘로 시작했다가 식칼이나 놋쇠화로 등 철을 씹어먹으며 점점 자라서 나중에는 산만한 거대요괴가 된다. 두 다리로 엉거주춤 서고 손을 인간처럼 부릴 수 있는데 빨리 달리면 네 발로 달린다. 피부는 무쇠털로 덮여있어 창이나 칼로 찔러도 들어가지 않는다. 성벽 하나는 한방에 부술 정도로 힘이 장사다. 음허한 다른 요괴와 달리 양기(陽氣)가 매우 충만하여 특히 꿈속의 귀신들을 물리치는 능력이 있다. 난폭하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실제 천성은 순박하고 정의롭다. 불가사리의 약점은 불이다. 기름으로 팔팔 기운이 돋은 불길은 쇳물처럼 불가사리를 녹여 없앨 수 있다.

 

세발 까마귀 [ 三足烏·Three Leg Crow ] ― 삼족오

  세발 까마귀는 태양에서 살고 있다고 하며 이름대로 다리가 세 개이다. 우리 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등에서 동북아 지역에서 두루 등장하는 고대 동이족의 영물이다. 봉황의 시조라는 설도 있는 만큼 서민적이기보다는 귀족적인 특성이다. 그 모습도 보통의 까마귀보다는 공작이나 봉황에 가깝도록 우아한데 다만 깃털이 칠흑처럼 검다. 원래는 화려한 색조의 깃털을 자랑했으나 태양에 살고 있기 때문에 까맣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세발 까마귀는 천신과 인간 사이의 전령역할을 하며 지상에 내려온 천제(天帝)의 아들을 상징한다고 전해진다. 고구려에서는 국가적 상징물로 전쟁이나 행사 때에 깃발의 문양으로 사용하고 고분벽화에도 많이 묘사되어 있다.

 

삼충 [ 三蟲·Sam Chung ] ― 삼지충

  세 마리가 한 쌍으로서 인간의 단전 세 곳에 기생하여 살면서 인간 숙주의 감각·사고·감정의 세 가지 주요정보를 읽고 저장하며 사람의 정기를 취하며 살아간다. 삼충은 신들이 인간들에게 감염시킨 선계의 기생충으로서 스파이와 같은 역할을 한다. 모든 인간은 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이 삼충의 숙주가 되며 뱃속에 잉태한 아이들은 이 기생충의 알에 전염된다. 삼충은 일정한 때가 오면 사람이 잠든 사이 몸밖으로 나온다. 그것은 마치 혼백이 몸을 빠져나오는 것과 같다. 하늘에 오른 삼충은 숙주로 삼은 자의 그간 행적을 천제(天帝)에 고해 바치고 수집해온 증거를 내민다. 이것을 통해 천제는 사람의 잘잘못을 가려 명부에서 그 수명을 단축한다. 따라서 삼충이 하늘에 오르는 특정한 날에 잠을 자지 않으면 천수를 누릴 수 있다는 풍습을 낳게 했다. 거름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은 법인지라 이 때를 가려 잠을 자지 않기를 수 차례하고 기를 운행하여 단전을 뚫고 음식을 가리고 각종 약을 이용하면 박멸할 수 있다고 한다. 중국의 도교 신선사상에서 비롯된 것이나 우리나라 고려시대에 이 삼충을 피하기 위한 기간이 실제로 있었다고 전해진다.

  ☞ 동서양 신화적 상징의 집합체인 영화 <매트릭스> 1편에서, 스미스 요원에 의해서 네오의 속에서 기생하게 된 기계충은 이 삼충에서 힌트를 얻은 것. 네오의 몸에서 기계충이 들어간 곳은 배꼽으로서 감독이 '단전'을 배꼽 부근으로 해석했음을 알 수 있다.

 

아기장수 [ Baby Warrior ]

  그는 태어나서 얼마 안 있어 인간의 도리를 알고 머리가 뛰어났으며 어깨죽지의 날개로 훨훨 날아다니고 힘도 셌다. 따라서 기골이 장대한 성년이 아닐 때 유명해져서 아기장수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 아기장수는 지리산 신령들과 인간세상의 개혁세력이 모의하여 온갖 비술로 만들어냈다는 설도 있다. 나라를 뒤엎을 운명을 두려워한 그의 부모가 돌로 눌려 죽였다. 아기장수가 유언으로 콩과 팥을 묻어달라 해서 부모가 그렇게 했는데 이성계가 보낸 관군이 나타나자 말과 병사로 변하여 싸우다가 모두 죽었다고 한다. 어느 지방에서는 아기장수가 죽은 것이 아니라 살아 있다는 등 비극적인 결말을 뒤엎을 여지는 있다.

 

영노 [ Young No ] ― 비비

  이무기과의 돌연변이 요괴. 휘파람 소리를 낸다 하여 '비비'라고도 한다. 얼굴과 몸은 용과 비슷하여 머리에 뭉툭하고 짧은 뿔이 나 있고 푸른색의 비늘을 지니고 있는데 용과 달리 팔과 다리가 없다. 이무기가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요괴로 알려진 반면 영노의 평판은 요괴로 알려져 있음에도 그리 나쁘지 않다. 생김이 용과 이무기의 중간형으로서 하늘에 살고 있으며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먹는 요괴로 유명하다. 산이든 바위든 쇳덩어리든 인간이든 가리지 않는다. 특히 민간에는 못된 양반들이나 탐관오리를 잡아먹는다고 알려져 있다. 용의 습성이 귀족적이라면, 영노는 서민적인 습성의 영물이라 하겠다.

 

용 [ 龍·Ryong ] ― 미르

  어류나 이무기에서 화생된 영수(靈獸). '미르'라는 것은 우리 고유의 용을 나타내는 말이며 서양의 드래곤과는 생김이나 습성이 차이점을 보인다. 그 종류는 어룡, 닭의 모습과 유사한 계룡, 색깔에 따른 흑룡 백룡 청룡 적룡 황룡 등, 특기에 따라서는 독룡 명룡 화룡 등이 있다. 우리에게 있어서 용은 동물귀신 중에서는 그 어떤 것도 따를 수 없다고 알려져 있다. 그 평균적인 생김은 크고 긴 몸통에 비늘이 덮여 있으며 팔다리를 가지고 있다.

  여우에게 여우구슬이 있다면 용에게는 여의주가 있어 신령함의 상징이 된다. 용이 부리는 조화는 물과 관계된 것으로 용이 물에서 하늘로 승천할 때는 언제나 상서로운 구름과 안개가 피어나 그 모습을 가리고 있으며 용이 하늘을 날 때는 바람과 구름을 동반하여 비를 내리게 한다. 그 울음소리는 우레와 같다. 용은 하늘과 물을 그 터전으로 하는데 산신령에게 백호가 따르는 것처럼 용신에게는 그 용들이 따른다. 모든 용들이 다 수신(水神)이나 신령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나라 화생설에서는 이무기에서 비롯된 용이 대다수나 고대로 올라갈수록 잉어나 자라, 우렁이 등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

* 청룡 [ 靑龍·Chung Ryong ]

  사신(四神) 중 방위상으로는 동쪽이다. 청룡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 문화권에 널리 퍼져있다. 머리에는 두 개의 뿔이 나있고 비늘과 더불어 전체적으로 푸른색을 띠며 팔다리와 같은 역할을 할 정도로 사지(四肢)가 발달해 있다. 동방의 수호신으로서 군의 깃발에는 청룡이 빠지지 않았다. 푸른색이 진할 경우 '흑룡'이라 불리기도 한다. 청룡은 그 진취적이고 개혁적인 성향으로 절대권력을 상징하는 황룡과 대적하는 것으로 묘사되기도 하는데, 우리의 민간에서는 백룡과 흑룡의 대치로도 다뤄진다. 청룡은 용 특유의 수신(水神)과 수호신의 특성과 함께, 외세에 대한 저항과 투쟁, 새로운 질서와 권력을 세우고자 하는 영웅, 희망과 봄을 상징해 진취적인 기운을 북돋우고 자손의 번창 등을 가져온다. 백제의 무왕의 화신도 이 청룡이다. 이십팔수 중 각(角)·항(亢)·저()·방(方)·심(心)·미(尾)·기(箕)를 일컫기도 하고 풍수지리설 중 좌청룡이라 하여 좌측의 뼈대를 이루는 산맥을 일컫기도 한다.

※《삼국유사》에는 용의 새끼인 교룡이 소개된다. 신라의 승려이자 술법가 혜통(惠通)이 당나라 공주에 붙은 병마 교룡 즉 용의 새끼를 쫓았는데 이에 원한을 품은 교룡이 혜통을 원망하여 신라에 가서 많은 인명을 해쳤다. 당나라에 간 정공(鄭恭)이 혜통에게 이 사실을 고하고 혜통은 귀국하여 교룡을 쫓아버렸다. 교룡은 정공을 원망하여 버드나무로 변해서 정공의 집 앞에서 자랐다. 용이 버드나무로 변하는 것은 거타지 설화에서도 등장한다.

 

옥토끼 [ Moon Rabbit ] ― 달토끼

  달에 살고 있는 동물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등장한다. 옥토끼는 암수 한 쌍으로서 사람처럼 직립하여 손을 사용한다. 절구공이를 들고 뭔가를 연신 찧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곡식을 찧은 일반의 절구공이가 아니라 약초를 짓이겨 선단으로 만들기 위한 약절구이다. 옥토끼가 만들고 있는 것은 무병과 불로장생을 누릴 수 있는 '선단(仙丹)'이다. 이처럼 옥토끼가 달에서 선단을 만드는 것은 신과 신선들이 지상의 사람들의 욕망이 미치지 않는 곳에 선단제조를 하기 위함이다. 신과 신선들은 모든 사람이 불로장생한다면 생명의 질서가 무너지기 때문에 달에 옥토끼 한 쌍을 파견해 선단을 제조하게 하였다. 옥토끼들은 교대로 혹은 같이 쉬지 않고 선단을 제조하고 인간세계로 내려오지는 않는다.

 

우렁각시 [ Miss. Freshwater Snail ]

  이들은 큰 조화를 부리지는 않으나 뛰어난 손재주를 지니고 있으며 색정을 띠지 않는다. 동글동글 예쁘장한 얼굴과 아담하고 통통한 체구의 미인형이다. 그 천성 또한 착하고 온순하며 행실도 바르다. 우렁이나 잉어가 인간으로 변신하는 이야기는 흔한 것이다. 바다처럼 큰물의 용왕 일가들의 실체는 주로 용이고, 호수 개천이나 연못 등 작은 민물에 살고 있는 용왕의 일가는 잉어나 우렁이의 모습이다. 이 민물용왕의 일가 중 어떠한 사유든 인간세상을 동경하는 자가 생길 수도 있으리라. 이야기 속의 우렁각시는 선량한 총각어부의 손에 거둬져 물독에 살게 된다. 어부가 일 나간 사이 사람의 모습으로 둔갑하여 밥도 차리고 빨래도 하는 등 보답을 하다가 혼인까지 하게 되는데 자식도 낳아 잘 산다.

 

용마 [ 龍馬·Ryong Ma ] ― 천마(天馬)

  중국에서 팔괘(八卦)를 등에 얹고 땅속에서 나왔다는 준마. 우리나라에서는 해모수가 용마가 끄는 마차를 타고 하늘에서 내려왔다고 전해지는데 이처럼 뛰어나게 잘 달리는 말을 일컫기도 한다. 용마는 골격이 크고 용모가 준수하고 힘이 황소보다 세고 호랑이만큼 용맹하며 화살보다 빠르다. 용마는 보통 그 수가 천(千)이 넘는 야생마 무리의 우두머리이거나 홀로 들판을 누빈다. 절벽과 절벽 사이를 단 번에 넘으며 가파른 산을 탈 때는 산양과 같다. 들판을 달릴 때는 흡사 나는 것처럼 보이고 한 무리의 야생마가 달리듯 패기가 넘친다. 보통 사람이 길들이려 한다면 발굽으로 차고 물어뜯어 죽이는 경우도 있다. 용마는 영웅을 알아보고 그 손에만 길들여진다고 한다. 일단 주인으로 섬긴 자에게는 끝까지 충성을 다하며 배신하지 않는다.

 

이무기 [ Lee Moo Gi ] ― 이시미

  용이 되기 위한 과도기적 요괴. 혹은 용이 되려다 실패하여 타락한 요괴. 우리나라에서는 용보다 이무기가 더 유명세를 탄다. 이무기는 커다란 구렁이와 같은 모습이지만 각종 술법과 둔갑을 부릴 수 있다. 화생설에 의하면 용으로 수련하는 과정의 중간체이거나 용이 되지 못한 채 이무기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요괴일 수도 있다. 전자의 경우에는 인간에게 이로운 일도 하는데 민간에 알려진 이무기들은 대개 후자의 '못된 이무기'이다. 타락한 이무기는 용이 되지 못한 한으로 인간에게 여러 가지 분풀이를 하고 민가의 가축 더러는 인간도 잡아먹으며 물과 관련된 크고 작은 재앙을 일으키기도 한다. 대개 인간이 먼저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거나 사는 방식을 훼방하지 않으면 음허한 산 속의 못이나 계곡에 조용히 숨어산다. 이무기는 여우 못지 않게 각종 둔갑에도 능하여 종종 사람으로 변신하는데 인간이 되고자 하는 콤플렉스와는 무관하다. 도리어 인간을 먹이감이나 멸시의 대상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인두조수 [ 人頭鳥獸·Man Face Animals ]

  인두조수(人頭鳥獸)란 사람의 머리를 한 요괴들을 일컫는다. 디들 중 서열이 높은 것은 새의 몸을 한 것으로 이승과 저승을 두루 날아다니며 신령들의 사자 혹은 영혼을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은 대개 사람처럼 혹은 그 이상으로 지혜롭다. 그 모습도 선비처럼 관이나 상투를 쓰는 등의 고상한 머리장식을 하고 있다. 새의 몸을 한 것 말고도 뱀 혹은 사슴 등의 네발짐승의 몸을 한 것, 머리와 꼬리에 머리가 둘 달린 쌍두(雙頭)의 것도 있다. 이들의 고기를 먹으면 오래 살거나 머리가 좋아지거나 빨리 달릴 수 있다고 한다. 사람의 얼굴을 한 요괴나 영물은 범세계적으로 등장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구려의 고분벽화에 잘 나타나 있으며 그 종류도 천추, 만세, 성성, 하조, 서조 등 다양하다. 이것들의 대부분은 중국의 고대 환상동물백과로 알려진《산해경(山海經)에도 소개된 괴수들이다.

 

현무 [ 玄武·Hyun Moo ]

  머리와 꼬리는 뱀과 같고 등은 거북과 같으며 색깔이 검다. 북쪽 방위를 지키며 벽사(壁邪: 악한 것, 귀신을 막는)의 능력에 있어서는 사신(四神)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나다. 그것은 강력한 양기로 귀신에게 맞서기 때문이 아니라 음한 기운이 가장 강해서 모든 귀신들을 아래에 둘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영원에 가까운 장수를 누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무는 뱀의 머리로 독의 기운을 내뿜고 칼과 방패를 잘 다루며 몸은 갑옷과 같은 껍질에 둘러싸여 어떠한 무기로도 뚫을 수 없다. 또한 성격이 차디찰 정도로 냉정하여 각종 심판을 담당하기도 하는데, 주된 임무는 귀신들이 이승에 나오지 못하게 차원의 문을 막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옛 사람들은 현무를 방어적 특성을 지닌 군신(軍神)이라고도 하였으며 나라를 지키는 각종 병기에는 현무처럼 검은 칠을 하여 행운을 빌었다. 또 특기할 만한 것은 현무가 암수한몸이라는 사실이다.

  ☞ 용이나 현무, 봉황 등과 같은 동물형 요수들은 원시시대의 공룡들, 혹은 지금은 다른 대륙의 생물이나 한때 붙어있던 대륙의 생물들의 모습과 특징이 구전되면서 와전 과전된 경우로 짐작된다.

 

황충 [ 蝗蟲·Hwang Chung ] ― 누리

  엄청난 떼로 몰려다니는 곤충과의 요수. 황충은 지금도 존재한다. 개체가 요괴라고 할 수 없으나 엄청난 수로 몰려다니며 대재앙과 버금가고 요괴를 능가하는 파괴와 살상을 벌인다. 메뚜기와 비슷하고 크기는 손가락 하나만하다. 대륙의 평원에 많이 나타나나 오목조목 산과 들 강이 아기자기 모여있는 우리 땅에도 침범한 기록이 심심찮게 전해져 내려온다. 그 공통점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수로 사방의 하늘을 온통 새까맣게 메우고 농작물과 풀을 순식간에 먹어치운다는 것이다. 더러는 가축과 인간들을 해치기도 한다. 황충이 지나간 자리는 풀 한포기 남지 않고 황폐화되니 큰 가뭄이 닥친 것과 같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그 엄청난 곤충의 떼가 어디서 비롯되는지는 아직도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는다.

 

해태 [ 海苔·Haetae ] ― 해치

  중국에서는 동북아 변방에 있다고 알려진 것으로 사자와 흡사한 외모인데 머리 가운데 긴 뿔이 달려있다고 하나, 우리나라 궁궐의 조각상이나 의복, 혹은 민화에 묘사된 것은 보다 희화되고 단순화된 것으로서 뿔은 사슴의 것과 유사하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 또 붉은 뿔이 머리뿐만 아니라 등줄기를 따라 복잡하게 나있으며 표범처럼 점박이 무늬가 있는 것도 있다. 두 눈은 부엉이 만한데 인간이 보지 못하는 심안을 지니니 네 개의 눈을 가진 것도 있다. 이빨은 대단히 날카롭고 크며 발톱 또한 마찬가지다. 해태는 야성을 지니고 있지만 변별력이 뛰어나 시시비비를 인간보다 더욱 명확히 가를 수 있다. 불의를 저지른 인간을 발견하면 그대로 돌진해 뿔로 받거나 물어버린다. 물가에서 살며 화재를 막고 불을 먹는다고도 한다.

 

<참고> 기린 [ 麒麟·Kirin ]

  중국에 기원을 두며 우리 나라에도 알려진 영수(靈獸). 수컷은 기, 암컷은 린. 성왕의 탄생과 더불에 세상에 나는 짐승. 살생을 하지 않고 먹지도 않는다는 백수의 영장. 힘이 세거나 용맹한 것과는 다소 거리가 멀지만 부처처럼 자비롭다. 목소리는 낭랑한 종소리를 낸다고 한다. 몸통은 사슴 같고 꼬리는 소와 같으며 발굽과 갈기는 말과 같으며 털의 빛깔은 오색이라 매우 현란하다. 얼굴을 보면 용과 유사한데 뿔이 있다. 기린아(麒麟兒)라는 말처럼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이나 영웅 등의 탄생과 함께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고구려 벽화 이후에는 거의 볼수가 없다. 실로 고구려 벽화들에서는 기린, 인두조수류와 같은 중국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 요수들과 각종 신과 신령들이 많이 등장한다. 고구려를 통해 후대에 중국의 요수들이 다수 우리나라에 일려지거나 고유의 것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게임기획 참고자료 > 귀신,요괴,몬스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의 귀신종류1  (0) 2016.11.30
Posted by 숏퐁숑
, |

I. 한국의 귀신들


객귀 [ 客鬼·Univited Ghost ] ― 객사귀(客死鬼)


집이 아닌 밖에서 떠돌다가 죽은 자가 원귀가 된 것. 우리 조상들은 멀리 밖에서 죽은 시

체는 아무리 가족이라 하더라도 함부로 집안으로 들여놓지 않았다. 간소하더라도 그 죽은

자리에서 원혼을 달래주는 의식을 치른 뒤라야 비로소 들여놓는다. 바로 객귀가 붙기를 염

려하기 때문이다. 객귀들은 일단 아무한테나 붙으려 하는 빙의(憑依)의 습성을 보이는 대표

적인 귀신이다. 객귀는 서열이 낮기 때문에 객귀에 붙은 자가 집에 들어올 때 고수레를 하

면 대부분 떨어진다. 그렇다면, 빙의나 해코지를 퇴치하는 고수레는 어떻게 하는가? 밥 그리

고 맵거나 짜지 않은 담백한 찬 등을 박 바가지 혹은 흰 종이에 담아 한쪽에 놓아두거나,

멀리 던지며 '고수레!' 하고 외친다. 고수레라는 것은 내가 이렇게 밥을 줄 테니 잡귀들은

어서 빨리 오라는 신호다. 이렇게 고수레로 객귀들을 달래어 내보내는 것이다. 고수레의 설

에 대해서는 원래 '고시례'로서 한민족의 시조인 단군에 의해 농업을 관장한 '고시'에 대한

제사에서 비롯되었다는 설 등이 있다.


걸귀 [ 乞鬼·Begger Ghost ] ― 걸신(乞神)·아사귀(餓死鬼)


걸신은 걸귀를 높이 불러 그리 된 것인데, 신통함이 단지 밥맛 없어 마른 자에게 식욕을

불러일으키는 것 뿐인지라 신령의 축에도 가장 말단이라 그냥 걸귀라 하는 편이 낫다. 빌어

먹다 죽은 자로서 과도한 식탐이 특징이다. 가장 완벽한 이력을 지닌 걸귀는 평생을 거지처

럼 빌어먹다가 굶어죽은 귀신이라 할 수 있다. 옛날에는 보릿고개라는 게 있어 양민이라도

굶어죽은 사람들도 많았으니 그런 사람들도 이 불쌍하고 배고픈 조직의 일원이 된다. 걸귀

는 이승의 못된 짓으로 저주받아 된 '아귀(餓鬼:아귀 참조)'와는 이렇게 이력도 다르고 증상

도 비교적 가볍다. 걸귀는 굳이 퇴치할 필요는 없다. 평소의 식생활 습관을 바르게 가지고

심신을 안정시키면 걸귀에 들리지 않는다. 걸귀에 들리 - '걸신 들리다' - 면 일단 심한 허

기가 찾아오고 끈임없이 이어지는 비정상적인 식탐으로 주위 사람을 놀라게 한다. 걸귀는

사람의 '밥통(:위장)'에 자리를 잡는다. 그러며 숙주인 사람의 식탐을 자극한다. 먹는 모습이

복스럽기는커녕 추잡하고 게걸스러운 것이 특징. 걸귀는 식욕없고 밥투정하는 자에게 붙으

면 이로울 수도 있다. 숙주인 사람이 배터져 죽지 않을 정도로 배가 부르다 싶으면 한이 풀

려 그 사람 몸에서 떠난다. 반면 아귀는 한이 아니라 생전에 지은 탐욕에 의한 벌을 받는

것이므로 결코 배가 채워지는 법이 없으며 그 생겨먹은 모양도 빈사직전이다. 즉, 아귀는 탐

욕으로 벌을 받아 그리 된 것인 반면, 걸귀는 얻어 먹지 못해 죽은 것이 한이 된 '원귀(怨

鬼)'이다. 비교적 해악이 높은 귀신인 원귀의 집단에 끼지만 해가 가장 덜하다 하겠다.


- 쪽박귀신 [ ]


걸귀로서 개성귀(個性鬼). 쪽박구우! 라는 소리로 사람들을 괴롭힌다. 그 기원은 시어머니

의 횡포에 불쌍하게 죽은 젊은 며느리의 원귀이다. 이 며느리는 죽어서도 제대로 그 한을

맘껏 풀지 못하고 '쪽박구우'라는 불쌍한 소리로 자신의 원통함을 내보일 뿐이다. 옛날, 어

느 집에 며느리가 들어왔는데 시어머니가 어찌나 못되었는지 며느리를 부엌에 가둔 채 일만

시키고 밥은 주지 않았다. 그래서 며느리는 그만 굶어죽고 말았다. 이렇게 굶어 죽은 슬픔과

구박당해 죽은 설움이 합쳐져 생겨난 원귀이다. 그 뒤부터 이 집 마당에는 밤마다 쪽박구

우! 라는 며느리 귀신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그슨대 [ Gu Seun Dae ] ― 어덕서니


도깨비과 정령으로서 캄캄한 길에 갑자기 나타나 상대가 쳐다보면 계속 커진다. 계속 쳐

다보다간 결국 그슨대에게 눌려 죽게 된다. 귀신 특유의 마력이 있어 눈을 떼기가 쉽지 않

다. 정신을 가다듬어 눈을 마주치는 것을 피하고 무시하여 지나치는 것이 상책이다. 이런 류

는 중국이나 일본의 귀신 요괴들에게도 많다. 죽어서 된 귀신은 대개 원귀라 일정한 인과관

계가 성립하나 자연발생적이며 저급한 정령귀신인 경우 아무런 이유도 없는 자폐적 행동을

반복하는 사례가 많으며 육체적 특성이 분명하면 대개 요괴로 분류된다. 그슨대가 사람을

해치는 반면 어덕서니는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고 한다.


나무귀신 [ Old Tree Ghost ]


나무정령귀. 사람들이 가장 경계해야 될 귀신 중의 하나다. 양기가 충만한 고목은 신령으

로서 도당목(都堂木) 혹은 서낭나무 등에게 마을 사람들에게 존경과 보살핌을 받으나, 나무

귀신은 요사스러운 기운 때문에 온갖 악귀 잡귀들의 소굴이 된다. 신령으로서의 나무와 귀

신으로서의 나무를 구분하는 것은 이처럼 양기와 음기이다. 도당목은 큰길가의 마을의 입구

나 볕이 적절히 드는 곳에 수세기 동안 마을을 지켜온 나무로서 사람이 기대면 편안하고 좋

은 기운이 돋고 그늘 아래 있으면 상쾌해지는 반면, 나무귀신은 주로 깊은 산속이나 길이

나 있지 않은 음습한 곳에 자리잡고 인적과 동떨어져 있다. 나무귀신은 그 기운이 몹시 음

하고 차므로 검은빛이 돌며 기대면 기운이 빠지고 온갖 음한 기운들을 끌어들이는 성질이

있다. 특히 그 그늘 아래는 귀신들이 놀기 좋아하는 자리라 아주 위험하다. 신령이나 악귀가

깃들이는 나무는 주로 향나무(:상나무라기도 함. 향나무는 나이가 들수록 그 외형상 뒤틀리

고 괴상한 기괴목이 많아서 귀신붙은 나무라는 오명을 자주 쓴다)다. 그 향이 악귀를 물리

친다 하여 오래되고 양한 기운을 띠면 신령이 되는 게 보통인데, 간혹 주위의 불길한 풍수

때문에 음허한 기운을 띠어 나무귀신이 된다. 산에 오른 자가 무심코 그 나뭇가지만 부러뜨

려도 온갖 잡귀가 묻어와 시름시름 앓게 된다. 몹쓸 나무라고 당장 도끼 들고 올라가 베거

나 태워버리면 불난 집에 더욱 기름 들이붓는 격이라, 훌륭한 무당이나 퇴마사를 불러서 크

게 한바탕 푸닥거리를 해야 한다.


달걀귀신 [ Egg Face ] 외


이목구비가 없이 얼굴형과 머리카락만 덩그러니 있는 얼굴. 달걀귀신의 얼굴을 본 사람은

반드시 죽는 것이 특징. 흔히 처녀귀신이라고 알고 있는데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제사 지내 줄 자식이나 친인척이 없는데 한을 품은 원귀, 즉 무자귀(無子鬼)의 일종으로 보

는 해석도 있다. (달걀귀신에 대해서는 옛 문헌이나 귀신을 주제로 다룬 논문에서 좀처럼

찾아볼 수가 없다. 너구리가 얼굴 없는 여자귀신인 '무지나'로 변한다는 일본 설화가 유명하

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에서 구전되어 전래된 것일 수도 있다).

 

 

도깨비들 [ Dokkebi ] ― 김서방·허주(虛主)·독각귀(獨脚鬼)·이매망량·영감·도채비 등


도깨비는 삼국시대 이래로 현대에 이르기까지 기록으로도 무수히 있어왔지만 시대적으로

도 그 형태가 일정하지 않다. 도깨비 방망이로 유명한 '방이 설화'에서 나타난 도깨비는 중

국《포박자》에서 소개된 아기처럼 생긴 산정 도깨비 '소'와 닮아있으며 조선의 민간에서는

감투를 썼던 것으로도 묘사된다. 또한 도깨비의 뿌리를 고대 동이의 군신(軍神) 치우천왕(蚩

尤天王)에게 두고 있다는 등, 뿔이 한 개니 두 개니 아예 없다는 등 관련된 가설들도 무성

하다.

도깨비는 중국에도 있고 일본에도 있다. 중국인 일본인들이 우리와 그 생김이 별반 다르

지 않지만 민족문화와 풍토에서 비롯된 천성에 차이가 있을 진데 도깨비도 마찬가지일 것이

다. 외형적으로 우리의 도깨비를 규정짓기보다는 우리네에 친숙한 도깨비 특유의 천성으로

구분함이 바람직하다.

도깨비는 바위나 고목 등에서 생기는 비단 자연발생적인 것과, 부지깽이·호미·괭이·도

리깨·빗자루 등 사람의 손에 닿았던 농기구에서 생기는 것으로 나뉜다. 우리 나라에서는

후자의 것이 많다. 사람의 손을 오래 탔으나, 결국 버려진 인간의 도구들은 처녀들의 생리혈

이 묻으면 도깨비가 된다. 사람들처럼 지역색을 띠어 모습과 습성이 조금씩 틀리긴 하나 자

주 출현하는 도깨비는 그 생김이 인간과 유사하고 인상이 험악하며 더벅머리인데다가 수염

과 털이 많고 힘이 장사이고 이해관계를 잘 못 따지고 셈하는 능력이 낮으며 두 다리 중 하

나는 허깨비 다리라 한다. 곡주(穀酒)와 수수팥떡을 좋아하며 해코지만 하지 않고 경우에 따

라서는 사람에게 복을 내린다. 특히 미녀를 좋아하는 탓에 몰래 납치하여 동거에 들어가기

도 한다.

가랑비가 내리는 칙칙한 날이나 해 저물 무렵이 되면 도깨비불의 형태로 돌아다니다가 폐

가나 깊은 산 속 등 그들만의 아지트에 모여 노래와 춤을 즐기는데, 그 가무란 것이 실은

포악질에 엉거주춤이라 인간이 그 꼴을 본다면 눈을 가리고 귀를 막을 정도로 형편없다.

인간에게 장난치기 좋아하는 도깨비들은 자신의 터가 있어 여기서 진을 치며 기다렸다가

상대하기 만만한 사람이 지나갈 것 같으면 항상 시비를 건다. 시비가 놀이라면 대개 씨름으

로 한판 붙잡고 하는데 사람들은 홀려서 그런지 거부할 수 없고 대개 응하게 된다. 붙잡고

끙끙대다 보면 웬일인지 하룻밤을 꼬박 새게 되어 결국 지쳐 기절한다. 이런 도깨비 씨름에

서 이기는 방법은 진짜 다리를 건다는 것인데 한쪽 다리가 실은 허깨비 다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닥치면 정신이 맑고 지혜로운 사람만이 이것을 아는 지라 대부분 꼼짝없이 당

한다.

또한 도깨비는 초인적인 괴력과 신통력을 지니고 있는데, 정작 벌려놓은 짓거리를 보면

별 이유 없고 산만하기 그지없다. 이것은 그들의 천성이 순박하기 때문이다. 또한 도깨비는

일단 뭔 짓을 꾸미면 지지부진하게 끌거나 오래 생각지 않고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일

을 저지른다. 소를 처마에 올려놓거나 논밭에 개똥을 잔뜩 쏟아 붓는 게 그들의 낙이다. 이

처럼 사람들을 놀라는 걸 좋아하는 것은 아이들이 심한 장난을 쳐서 어른들의 관심을 끌려

는 심보와 같다. 장난치기 좋아하는 도깨비는 인간이 버렸던 물건들에서 기인하는 것들이라

인간의 곁에 은근히 머물고 싶어하는 본성이 있다.


- 달걀 도깨비 [ Egg Dokkebi ]

도깨비과 정령. 달걀 도깨비는 사람이 죽어서 된 원귀(寃鬼)인 달걀귀신과는 다르다. 달걀

도깨비는 몸 천체가 달걀처럼 생겼다. 별다른 해악도 끼치지 않는다. 그냥 생겨먹은 대로 데

굴데굴 굴러다닐 뿐이다. 달걀 도깨비가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인간이 죽어서 된 귀신은

사람의 그릇되고 복잡한 욕망을 간직하고 있지만 자연물이나 도구에서 절로 생겨서 난 정령

들은 사람이나 원귀처럼 복잡한 행동방식을 지니지 않는다. 달걀 도깨비는 썩어 방치된 달

걀에서 생긴 정령이라고 짐작된다.


- 야광귀 [ 夜光鬼·Lingthing Ghost ]


도깨비과 정령. 야광귀는 주로 연초에 빛나는 도깨비불 형상으로 나타나는데 민가에서 몰

래 신발을 훔쳐 신고 간다. 야광귀에게 신발을 도둑맞으면 일년동안 재수가 없다. 야광귀는

날아다니는데 왜 굳이 신발을 신을까? 야광귀는 도깨비의 일종이다. 도깨비는 인간을 놀래

키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연초에 이런 짓을 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체를 걸어두면

야광귀가 그 체 구멍을 세느라 신발도 못 훔쳐가고 날이 새버린다는 것은 셈이 약한 도깨비

의 특성을 말해주고 있다.


- 차일 도깨비 [ 遮日망량·Cloth Dokkebi ] ― 홑이불·멍석 도깨비


도깨비과 정령으로서 사람을 덮어씌워 놀래키는 습성이 있다. 차일은 천막처럼 햇살을 가

리기 위한 천을 말하는데 차일 도깨비라는 이름도 이처럼 넓은 천의 형태를 띠기 때문이다.

차일 도깨비는 마치 바람을 타듯 펄럭거리며 날아다니다가 사람의 머리를 뒤집어씌우는 장

난을 친다. 홑이불 도깨비도 차일 도깨비와 같은 부류이다. 멍석 도깨비는 갑자기 사람을 둘

둘 말아버린다. 이들의 공통점은 굳이 인간의 형상으로 변하지 않고 자신이 태어난 차일이

나 홑이불이나 멍석의 형태를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이들을 잘만 사

귄다면 차일이나 홑이불 혹은 멍석을 타고 하늘을 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동티귀 [ 動土·Dong Ti ]


동티는 신성(神性) 혹은 신체(神體)를 깬 것에 대한 저주이다. 가택신을 상징하여 만들어

놓은 신체), 서낭나무 앞에 쌓인 돌탑, 제삿상이나 신주를 어지럽히면 동티에 걸린다. 어린

아이들이 이런 장난이나 실수를 하기 쉬우므로 동티에 들리는 것도 주로 어린아이들이다.

증상은 주로 자는 도중 나타난다. 질병의 연유 없이 숨을 헐떡이고 괴로워하는데 이것은 눈

에 보이지 않는 동티귀가 아이의 몸이나 꿈속에 들어가 해코지를 놓기 때문이다. 심약한 어

린아이들이 이렇게 곧잘 죽으니 그 해가 매우 크다고 하겠다. 가위에 눌리는 증상 혹은 가

위귀의 일부도 이러한 동티귀와 유사하다. 동티살을 맞은 것을 풀기 위해서는 신성을 깬 곳

에 가서 원래대로 회복을 하고 치성을 드린다.

 

두억시니 [ Duwoksini ] ― 두옥신·야차(夜叉)


두억시니(혹은 두옥시니)는 원리 불교의 팔부신중의 하나이나 민간에서는 도깨비나 귀신

의 일종으로 보고 그 특징도 많은 차이를 보인다. 두억시니는 그 덩치가 산만하며 외모가

험악하기 그지없다. 머리카락은 불이 붙은 듯하고 눈이 온통 충혈되어 있고 날카로운 손톱

을 길게 기르고 있다. 성격도 포악하기 그지없다. 요술을 쓰기보다는 몽둥이나 주먹 따위로

화끈하게 때려죽이는 걸 즐긴다.

몽달귀 [ MongDal ] ― 총각귀신·도령신


엄격하게는 일생에 한번 동정(童貞)을 떼지 못하고 죽은 원귀(寃鬼)가 원칙이나 혼인 못

하고 죽은 귀신도 포함된다. 옛날에는 혼인 전에는 남녀 모두 함부로 관계를 맺지 못하였으

므로 결혼을 못하면 곧 동정을 떼지 않은 것으로 여겨졌다. 이러한 몽달귀이나 처녀귀신은

비단 정욕으로 한이 맺혀 귀신이 된 것뿐만 아니라, 인간이라면 자연히 누려야 될 좋은 시

절과 자기자손을 갖지 못해 한이 들려 된 원귀가 되었다는 관점이 옳다. 따라서 색마와 다

름없는 정욕귀와는 구분된다. 도령신 혹은 도령귀는 몽달귀와 그 발생은 동일하나 생전에

신분이 높았던 부류를 일컫는다. 몽달귀를 달래기 위해서는 처녀귀신과 영적으로 혼인하는

의식을 치러 준다.

 

무덤귀 [ 骸骨鬼·Skeleton Ghost ] - 골출귀


무덤에서 발생하는 귀신. 사람들의 목격된 바, 물리적인 형체가 존재하고 뚜렷하다는 게

특징(:따라서 요괴로 분류하였다). 즉 무덤귀는 좁은 의미로 시체를 매개로한 귀신으로서,

저절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주술사의 꼭두각시처럼 움직이는 서구의 좀비(zombi)와는 그 발

생이유가 다르다. 무덤귀는 썩고 망가진 시신으로 인해 사람에게 주는 시각적인 공포는 극

대이다. (썩어 뼈가 드러난다 하여 '골출귀'라고도 한다). 무덤귀는 물리적인 힘을 강제하거

나 사람의 몸에 빙의하는 적극적인 해코지가 아니라 그 처참한 몰골만으로 사람들을 심장마

비로 죽게 하는 게 특징. 따라서 폐해가 무척 크다고도 할 수 있다. 죽은 뒤에도 사람의 머

리칼과 손톱이 계속 자라는 현상이 있다. 관속을 열어보았는데 시신이 이런 상태가 된다면

무덤귀라고 일단 의심해 본다. 무덤귀의 출현은 자신의 한을 풀어줄 이를 찾기 위한 소극적

인 동기이지 인간을 적극적으로 해코지 하기 위함이라고라는 볼 수 없다. 무덤귀는 이렇듯

소극적 원귀의 일종으로서, 1) 후손들이 보살핌을 등한시하여 무덤이 손상되었거나, 2) 관에

물이 찬다거나 하는 시신손상의 이유 3) 드물게는 비석 등이나 묘지석이나 주변 나무 등이

심하게 훼손되었기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4) 홍수나 기타 자연재해의 이유로 무덤

이 심하게 망가져서 시체가 노출되거나 훼손된 상태에서 발생할 경우가 크다. 무덤귀는 퇴

치가 아니라 그 원혼을 달래서 극락왕생시켜야 하는데, 무덤이 좋지 못한 땅이라 그렇다면

관을 이사하여 좋은 땅에 묻거나 화장시키고, 시신이 훼손되었다면, 제대로 수습하여 역시

좋은 땅에 묻거나 화장하여 그 원혼을 위로하는 의식을 치른다.

 

물귀신 [ 水鬼·Wather Ghost ]


물에 빠져 죽는 것보다 고통스러운 것이 있을까. 옛날에는 우물에 빠져 죽은 자도 종종

있었다. 고통스럽게 폐에 물이 차고 숨이 가빠 죽는 순간에 편히 눈을 감지 못하고 제대로

화장을 하거나 무덤에 묻히는 것도 아니어서 어떤 비명횡사보다도 원귀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할 수 있다. 또한 물의 성질이 차니 그 음한 기운이 커서 귀신이 되어 이승을 떠돌 가

능성이 십중팔구라 하겠다. 물귀신은 물가에서 노는 자 혹은 물에서 멱을 감는 자의 발목을

감아서 물 속에 끌어들여 죽인다. 물귀신의 발생을 막고 해코지를 당하지 않으려면 일단 물

에 빠져 죽은 자의 시신을 찾아 제대로 제사를 치러주든지, 그게 여의치 않다면 물가에서

굿과 제를 올려 빠져죽은 자의 넋을 위로해야 한다.

상문귀 [ 喪門鬼·Funeral Ghost ]


잡귀잡신계로서 상중(喪中)에 몰려드는 악귀들에 대한 통칭. 서열이 낮아 거지귀신들로 취

급받기도 하다. 흔히 상문살을 받으니 초상집에 가지 말라는 경우가 있다. 원래 사람이 죽은

집에는 젯밥을 노리고 온갖 잡귀잡신들이 몰려드는 것이니 이 중에 문상 온 자에 붙어 해를

끼칠까 그러는 것이다. 상문귀가 붙은 사람은 양기가 떨어져 별 이유 없이 앓게 되는데 또

다른 증상으로 심약한 몸과 정신으로 스스로 사고를 자초해 죽기도 한다. 민간에서는 상문

귀를 떨어뜨리기 위해 문상 갔다 온 사람이 집안에 발을 들이기 전에 소금을 뿌려 귀신을

쫓는 간단한 퇴마의식을 치르기도 한다. 참고로, 사람에 붙어 병을 앓게 하는 귀신을 좀 더

넓게 '처퀴'나 '청계'라는 말로 부르기도 하는데 상문귀가 객귀와 더불어 대표적인 경우이

다.

 

상사귀 [ 相思鬼·Stocker Ghoest ]


짝사랑이 지나쳐 병이 되어 죽은 사람의 원귀. 생전에 사랑했던 자에게 한 고백을 거부당

했거나 감히 접근조차 못했던 소심한 자들이다. 이 상사병 걸려 죽은 원귀가 해코지하는 대

상은 오직 한 명. 자기가 사랑했던 자다. 생전의 집착의 정도가 워낙 컸던 만큼 죽어서도 집

요하게 상대의 곁에 머물러 관심을 끌기 위해 괴롭힌다. 한편으로는 사랑하는 자에게 접근

해오는 자나 사랑하는 자가 관심을 가지는 자를 질투해 해치기도 한다. 사랑이 아니라 한으

로 똘똘 뭉친 집착이고 광기들린 귀신이니 그 해악이 커서 한 사람의 평생을 망쳐놓을 수도

있다.

 

손각시 [ Son Gak Si ] ― 처녀귀신·손말명


몽달귀와 마찬가지로 엄격히 따져서는 순결한 처녀 귀신을 뜻하며, 넓게는 비단 처녀로

죽은 것이 한이 된 원귀뿐만 아니라 꽃다운 나이에 시집 못 가고 비명횡사한 귀신을 통튼

다. 전자의 좁은 의미로서의 처녀귀신의 경우 그 원한이 더하여 폐해가 크다. 그리고 후자의

경우에도 다른 원귀적 특성과 복합이 되어 그 폐해가 더 클 수 있다. 즉, 어떤 원한이 있어

죽었든, 처녀귀신의 조건과 맞물린다면 그 원귀의 능력은 더욱 배가 된다. 처녀귀신은 현대

에는 사회적 문화적인 여건 상 별로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옛날에는 시집가서 시댁에서

구박받는 것보다 시집 못 가는 것이 더 큰 한이었다. 여성이 대우받는 유일한 길은 시집살

이를 하더라도 시집 못간 여식이 죽은 집안에서는 손각시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그 시체를

몰래 대로에 묻어 남자들이 밟고 가게 하거나 남근모양으로 만든 나뭇조각을 관속에 넣어주

는 등 위로할 수 있도록 하는 주술적 조치를 취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몽달귀신과 영적

인 혼례식을 치러주는 것인데 이 때 중매는 무당이 맡는다. 이러한 위로를 받지 못한 손각

시는 이승을 떠돌며 혼인을 앞둔 처녀를 급살맞게 하거나 맘에 드는 총각의 주위를 맴돌며

희롱하기도 한다.


 

수비 [ 隨配·SuBi ]

수비는 귀신에게 붙여진 계급과도 같다. 가장 말단 귀신을 지칭하는 이름인 이들이 저지

르는 해악도 미미하다. 사람들에게 신령으로 우대 받는 신령 혹은 그 해악이 매우 큰 귀신

을 추종하여 패거리를 지어 몰려다니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상급신령 혹은 귀신들의 잔

신부름을 하거나 그를 호위하거나 대신 행패를 부려 경고조의 해코지를 하는 것들이 수비들

이 하는 일이다. 이런 '조직'을 세우거나 그렇지 못하든 간에 이들은 떼지어 다니는 것이 특

성이다. 속된 말로는 쪽수로 승부하는 귀신이다. 많은 패거리들이 모였을 때는 함부로 사람

이 무시하면 큰 해코지를 당할 수도 있다. 수비들은 귀신사회에 있어서 일종의 건달 혹은

저급한 한량으로 보면 좋을 것이다.


☞ '隨配(수배)'라는 한자표기는 순 우리말을 무리하게 한자로 나타내어 된 이름이며 원래

는 수비라 한다. 귀신이나 신령의 이름의 경우 이러한 사례들이 많으며 오기(誤記)는 아니

다.

 

원귀들 [ 寃鬼·Malice Ghosts ]


귀신이 나쁘게만 인식되는 것인 왜 일까? 귀신이 죽은 자의 영혼이라 함은 한때 이승에

근본을 두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산 것은 욕망이 있기 때문에 정상적인 죽음을 맞지

못하면 집착이 사라지지 않고 한(恨)이 남는다. 이러한 사연들로 죽은 영혼이 타락된 것을

원귀(寃鬼)라 한다. 그 종류는 목매달아 자살한 귀신, 물에 빠져 죽은 귀신, 실족사한 귀신,

바위에 깔려 죽은 귀신, 재수없게 벼락맞아 죽은 귀신, 불에 타서 죽은 귀신, 자식 없는 귀

신, 전쟁터에서 죽은 귀신, 총각 귀신, 처녀 귀신, 억울한 누명쓰고 참형 당한 귀신 등등은

죄다 원귀로 분류된다. 즉, 인생이 불쌍하고 억울하면, 죽어서 비뚤어진 한풀이를 하는 원귀

가 되는 것. 한을 정당하게 풀려고 하다가 의도하지 않게 해코지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지

만 아주 드문 경우다. 대개는 세상에 대한 질투로서 적극적으로 해코지를 하고 심지어는 사

람을 죽게도 한다.


- 영산 [ Young San ]


잡귀잡신계 - '잡귀잡신'은 귀신계급이 아닌, 집합적 개념의 가장 하위 신령급을 나타내

기도 한다 - 의 특정계급을 나타내는 원귀. 그 해악이 가장 크다고 알려진 원귀들. 이들은

크게 피 흘리거나 고통스럽게 비명횡사하여 죽은 원귀들의 집합체이다. 어떤 연유로 사지가

잘려 죽거나 독을 마시고 괴롭게 죽거나 전쟁터에서 무참히 죽으면 이 영산파의 일원이 된

다. 아기 낳다가 죽은 여자귀신 '하탈'도 이 무리에 속한다. 이들은 그 계급은 비록 낮으나

일단 무리 지어 움직일 때면 그 해악이 어떤 귀신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서열상으

로는 떠돌이 귀신으로서의 말명이나 수비와 별반 다르지 않으며 결국 인간들끼리의 잘못으

로 억울하고 비통한 죽음을 당한 원귀들이므로 동정심을 살만한 귀신들이라 하겠다. 그 넋

을 위로하는 위령제나 굿을 올려 그들을 저승으로 귀화시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퇴마의

방법이다.

 

정욕귀 [ 情慾鬼·Sex Maniac Ghost ] ― 색마(色魔)


남녀간 자유로운 교제가 가능하고 독신이 많아진 작금에는 몽달귀나 손각시가 크게 위세

를 떨치지는 못할 것이나 도리어 정욕귀가 판을 핀다. 정욕귀는 과도한 정사로 정력이 딸려

복상사(腹上死)한 귀신이거나 남녀의 교합에 한이 맺혀 죽은 귀신이다. 전자는 지나친 색욕

으로 죽은 귀신이고, 후자는 마음껏 정욕을 채우지 못한 것이 한이 되어 죽은 귀신이다. 꿈

에 나타나는 정욕귀는 몽마(夢魔)라기도 하는데 성에 눈뜨는 소년소녀들의 정기를 흡수한다.

정욕귀는 크게 사람을 해치지는 않지만 도를 닦거나 수련을 하는 자들을 훼방하거나 선비나

유부녀를 타락시킬 뿐만 아니라 심지어 근친상간 등의 금기를 깨뜨리는 등 인간사회를 풍기

문란케 하여 그 해악이 적지 않다. 예방이 최선으로서 평소 심신을 바르게 하고 정욕귀로

부정탄 그림이나 기물과 장소를 멀리하는 것이 좋다. 만화 아일랜드의 정염귀.

 

지박령 [ 地縛靈·Zi Bak Ryung ]


지박령은 일정한 구역 안에서만 활동하는 귀신을 통칭한다. 어느 문화권에도 이 지박령이

있는데, 작게는 개인의 급작스러운 사고사가 일어난 장소에서부터 대량의 참사가 일어난 지

역, 혹은 사고가 비정상적으로 자주 일어나는 지역에도 지박령이 있다. 이 지박령들은 그 해

악이 높은 원귀로서 물귀신도 지박령의 일종이다. 지박령이 된 원귀들은 해코지의 방식으로

자기들의 영역에서 그러한 죽음과 사고가 자꾸 반복되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해코지는 특정

장소의 지박령을 자꾸 양산시키고 사고나 죽음이 반복되는 끔찍한 악순환을 일으킨다. 지박

령의 세가 커지면 그 장소는 현실 속의 지옥이나 다름없는 악귀들의 아지트가 된다. 실제로

사태가 이렇게 확산되지 않는다. 폐가나 귀신 나오는 집, 사고다발지역 등에는 자연히 사람

의 발길이 멀어지기 때문이다. 참사가 일어난 지역에서는 반드시 그 죽은 넋들을 위로하며

그 장소의 부정을 없애는 의식을 치러야 한다.


 

지귀화신 [ 志鬼火神·ZiGwi ]


지귀화신은 다른 귀신들과 매우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그는 특이한 이력을 지닌 개성신

(個性神)이다. 그는 옛날 신라시대 지귀라는 이름을 지닌 청년이었다. 그는 선덕여왕을 사모

하며 행차 때마다 따라다녔다. 당시 선덕여왕은 뛰어난 미모와 지성을 갖춘 만민의 '스타'였

다. 지귀는 선덕여왕의 열광적인 팬이었던 셈인데 선덕여왕은 마음씨가 너그러워 그가 따르

는 것을 허락했다. 선덕여왕이 절에서 기도하고 있을 때 그는 기다리다가 잠이 들었는데 선

덕여왕이 이것을 보고 측은히 여겨 그의 가슴에 팔찌를 두었다. 깨어난 지귀는 그 팔찌를

쥐며 너무 좋아 춤을 추다가 그만 가슴속 타오르는 사랑의 열정을 이기지 못해 불귀신이 되

어 세상을 떠돌았다. 이에 여왕은 주문이 담긴 부적을 만들어 지귀화신을 막아 백성들을 안

심하게 했다고 한다.


 

☞ 주문내용 : 지귀의 마음에 불이 붙어(志鬼心中火), 몸을 태워 불귀신이 되었다(燒身變

火神). 푸른 바다 밖으로 멀리 흘러갔으니(流移滄海外) 보지 말고 친하지도 말라(不見不相

親).

 

 

♨귀신을 나타내는 우리말 명칭

 

가위: 자는 사람을 누른다는 귀신.

굴왕신: 옛날 우리 민간 신앙에서 무덤을 지킨다는 귀신.

그슨대: 캄캄한 밤에 갑자기 나타나 쳐다보면 쳐다볼수록 한없이 커지는 귀신. 사람을 해침.

꽃귀신: 어린아이가 죽어서 된 귀신.

두억시니: 사납고 못된 장난으로 사람을 못살게 구는 귀신.

뜬것: 떠돌아다니는 귀신.

메: 귀신이 먹는 밥.

목두기: 무엇인지 어떤 노릇을 하는지 알 수 없는 귀신.

몽달귀: 총각이 죽어서 된 귀신.

물할머니: 옛날 우리 민간 신앙에서 우물이나 샘에 있다는 귀신.

성주: 집을 지키고 보호해 주는 귀신.

손: 날수에 따라 사방을 돌아다니며 사람의 활동을 방해하는 귀신.

손말명: 처녀가 죽어서 된 귀신.

저퀴: 사람에게 붙어 몹시 앓게 만든다는 귀신. = 청계.

조왕: 옛날 우리 민간 신앙에서 부엌을 맡은 귀신.

주당: 옛날 우리 민간 신앙에서 뒷간을 지키는 귀신.

태주: 마마를 앓다가 죽은 계집아이의 귀신. 사람의 길흉화복이나 앞날을 예언하는 데 특히 신통력을 발휘한다고 함.

터주: 집터를 지키는 귀신.

'게임기획 참고자료 > 귀신,요괴,몬스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의 귀신종류2  (0) 2016.11.30
Posted by 숏퐁숑
, |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